영원히 올라가는 계단, 3차원 공간을 차지하는 듯한 펜로즈 삼각형. 이들은 ‘불가능한 객체(impossible objects)’라 불리며 수 세기 동안 예술가, 수학자, 철학자들을 매료시켜 왔습니다. 물리 법칙에 위배되지만, 우리의 인식에 도전하며 창의적인 영감을 주었죠. 이제 MIT 컴퓨터 과학 및 인공지능 연구소(CSAIL)의 연구진이 이러한 역설적인 창조물을 3D로 시각화하고, 전례 없는 수준으로 제어 및 편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.
네덜란드의 유명 판화가 M.C. 에셔(M.C. Escher)의 이름에서 영감을 받은 ‘Meschers’는 3D 모델로는 존재할 수 있지만, 현실 세계에서는 불가능한 객체를 직관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를 제공합니다. 복잡한 수학적 표현이나 제한된 2D 투영에 의존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, Meschers는 사용자가 3D 형태와 직접 상호작용하며 기하학적 구조를 조작하고, 그로 인해 발생하는 ‘불가능한 효과’를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게 합니다.
Meschers는 어떻게 작동하는가?
Meschers의 핵심 기술은 독창적인 ‘지각적 일관성(perceptual consistency)’ 알고리즘에 있습니다. 이 시스템은 물리적으로 정확한 3D 모델을 구축하는 대신, 특정 시점에서 객체가 ‘어떻게 보이는지’를 우선시합니다. 즉, 객체를 구성하는 개별 요소들은 완벽하게 논리적이지만, 특정 각도에서 바라볼 때 그 배열이 불가능한 착시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.
사용자는 먼저 2D 스케치를 통해 불가능한 도형의 기본 형태를 그립니다. Meschers는 이 스케치를 3D 와이어프레임으로 자동 변환합니다. 마법은 사용자가 ‘주요 시점(primary viewpoint)’을 선택하는 순간 일어납니다. 이 시점을 기준으로, Meschers는 객체가 불가능하게 보이도록 내부 3D 구조를 자동으로 조정합니다. 만약 사용자가 시점을 회전하면 환상은 깨지고 객체의 실제 (그리고 가능한) 3D 형태가 드러날 수 있습니다. 하지만 Meschers는 여러 개의 ‘보조 시점(secondary impossible viewpoints)’을 설정하는 기능도 지원하여, 다양한 각도에서 불가능하게 보이는 객체를 창조할 수도 있습니다.
- 직관적인 인터페이스: 사용자는 2D 스케치, 시점 정의, 3D 모델의 직접적인 조작, 텍스처 및 조명 추가 등 다양한 기능을 통해 불가능한 객체를 쉽고 빠르게 디자인할 수 있습니다.
- 유연한 조작: 3D 모델의 일부를 끌거나 밀면, Meschers는 지정된 시점에서 착시가 유지되도록 실시간으로 구조를 재계산하여 유연한 편집 환경을 제공합니다.
- 다양한 결과물: 완성된 객체는 이미지로 렌더링하거나, 특정 각도에서 불가능한 형태를 유지하는 3D 모델로 내보낼 수 있습니다.
예술을 넘어선 응용 가능성
Meschers의 가장 직접적인 매력은 예술적 잠재력에 있지만, 연구팀은 그 이상의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습니다.
예를 들어, 건축 설계 분야에서 특정 각도에서는 중력을 거스르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실제로는 구조적으로 안전한 건물을 구상할 때 Meschers를 시각적 프로토타이핑 도구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. 또한, 플레이어의 인식을 뒤트는 초현실적인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게임 개발이나, 영화 및 가상현실(VR) 경험을 위한 시각 효과(VFX) 분야에서도 복잡한 불가능 구조물을 신속하게 생성하는 데 유용할 것입니다.
연구팀은 앞으로 더 복잡한 기하학적 구조를 통합하고 동적인 요소를 처리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등 Meschers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. 이들의 연구는 이달 말 개최되는 세계적인 컴퓨터 그래픽스 학회 ‘ACM SIGGRAPH’에서 발표될 예정이며, 인간이 상상하고 인지할 수 있는 것의 경계를 넓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.
